정말 몇년만인지는 모르겠지만 작업물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DJMAX RESPECT V : V EXTENTION 5의 수록곡 3:33의 BGA를 작업하였습니다.
이번에도 멋진 Pierre Blanche님의 음악! 이번에도 강력하다!
(제가 자주 맡아서 하곤 해서, 지겹진 않으실지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흑)
처음 의뢰를 받고 컨셉 방향성을 고민하다가
Disappearing Acts에서와 같은 HardSurface 방향성은....음... 자주 작업했기 때문에 지양하고
시간, 강력한 무언가....등등... 을 고민하다가
처음 매듭지었던 방향성은 (작업하다보니 점점 멀어졌지만) '시간의 악마' 였습니다.
처음엔 정말로 '악마의 형상'을 그대로 표현하고싶어서
영화 '쉰들러리스트'에서의 표현처럼 전체는 흑백 컨셉으로 가되, 붉은색도 종종 섞어 쓰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음악을 계속 듣다보니 더욱 '절제된 강력함' 에 가까움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았습니다.
붉은색을 '표현' 하는 것 자체가 '나 겁나 강해!'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강한 생명체'로 인해 느끼는 공포 보다 그저 '죽음'으로 느끼는 공포가 더욱 강한 것 같은 접근이였습니다.
그렇게 붉은색은 빼고 진행하는걸로 하고 완전 흑백 컨셉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이번에도 등장한 꽃....
매번 오브젝트를 계산해서 배치한다기 보단 감각적으로 생각나는 오브젝트를 배치하다보니
초반엔 딱히 의미없이 배치했었지만 지금와서 돌아보면 제가 만드는 영상에서 꽃은 늘 '생명'을 의미하는 메타포였습니다.
'악마'와 '죽음'같은 압도적인 강력함 속에서도 생명이 존재하는것으로 조화롭게 표현되길 바랬고
대비되는 오브젝트를 배치함으로써 영상이 좀 더 재미있게 보여지길 바랬습니다.
그리고 한창 3:33을 작업하던 중에 스스로에게 퀄리티 부족을 느끼게 하는 일들이 많이 생겼던지라,
전체적으로 최대한 한 컷 한 컷에서의 시각적인 퀄리티를 높히고자 신경을 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렌더링 시간은 아주 길었다!
하다보니 욕심이 생겨서 몇몇 오브젝트에 빛을 더욱 계산하도록 하게 설정했다보니
개인PC로 렌더링하기에는 꽤 무거운 3D 씬이였습니다.
렌더링 걸어두고 자고 일어나서 확인하기를 반복.
요즘 그래픽카드 발화이슈가 종종 들려왔어서, 자다가 불나는거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잠에 들기도 하고...
그리고 어떻게든 렌더했다! (파들파들)
그런데 이렇게 겨우 렌더했는데 수정 이슈가 생기면 어떡하지? 라는 두려움에 떨며 납품.
다행히 어찌저찌 잘 마무리 된 것 같습니다.
터널을 통과하며 허우적대는 이 씬은
음악을 들으며 계속 떠올랐던 이미지였던지라, 꼭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허우적대는 저 손은 제가 직접 제 손을 촬영해서 사용했습니다. (이거 찍는다고 그린스크린도 처음 사봤다!)
이번에도 여러모로 기술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아서 즐거웠고 뿌듯한 작업이였습니다. :)
이런 기회를 주신 DJMAX 개발팀에 감사드리며, 다음에도 좀 더 발전한 영상을 만들수 있기를!